영화 정보 및 줄거리
영화 터미널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1988), <캐치 미 이프 유 캔>(2002) 이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와 톰 행크스가 함께 한 3번째 작품이다. 2004년 개봉 당시, 미국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큰 흥행은 이루지 못했지만 현재까지 명작이라고 불리는 작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흥행에만 실패했을 뿐 영화의 구성이나 등장인물들이 가진 이야기 요소가 인간적이고 흥미롭다. 갑자기 난민 신세가 된 주인공을 맡은 톰 행크스의 명연기도 놓칠 수 없는 관점 포인트가 된다. 또한 믿을 수 없는 실화로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 작품을 더 특별하게 한다. 실존 인물인 이란인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1954년생)는 난민이 되어 1988년 8월 26일부터 샤를 드골 공항에서 지내게 된다. 터미널은 이 분의 삶을 모티브로 삼아 만들어진 작품이며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재즈를 좋아했던 주인공 빅터 나보스키의 아버지는 재즈의 거장 57명 중 56명에게 사인을 받았지만 색소폰 연주자인 베니 골슨을 만나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한다. 이에 나보스키는 아버지의 마지막 사인 컬렉션을 채우기 위해 베니 골슨을 만나러 뉴욕으로 떠난다. 뉴욕의 존 F. 케네디 국제 공항(JFK)에 도착한 그는 어찌 된 영문인지 입국 허가를 받지 못한 채 보안관들의 조사를 받기 시작한다. 나보스키가 뉴욕으로 가는 동안 자신의 국가인 코라코지아에서 구테타가 일어나 모든 여권이 정지되고 비자 발급도 취소된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 전쟁 중인 코라코지아로 가는 여객기도 모두 취소가 된다. 그렇게 나보스키는 고향으로 다시 돌아갈 수도 없으며, 뉴욕에 한 발자국도 못 내딛는 상황이 되고 만다.
톰 행크스가 출연한 영화는 명작이 된다?
톰 행크스가 거쳐간 영화는 흥행에 성공하고 명작이 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터미널의 주인공 빅터 나보스키를 연기한 톰 행크스는 미국인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인물이자, 할리우드 내에서도 제일 이름값이 높은 배우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필라델피아>(1994)에 이어 <포레스트 검프>(1998)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으면서 2연패 수상의 영광을 거머쥐게 된다. 이미 <캐스트 어웨이>(2001)를 통해 무인도에서의 고립과 생활 연기의 끝판왕을 보여준 그는 이 작품에서도 명품 연기를 여실히 보여준다. 낯선 타지에서 생존 영어만이 겨우 가능한 나보스키 역을 완벽히 소화했을뿐더러 화려하지 않지만 절제되고 인간미 넘치는 생활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나는 터미널이 톰 행크스가 왜 연기파 배우인지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터미널에서 펼친 톰 행크스의 연기는 다소 바보 같기도 하고 멍청해 보였다. 말투, 표정, 행동은 어리숙하며 어딘가 부자연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낯선 곳에 간 우리의 모습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런 점을 생각하며 연기를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감히 해본다.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톰 행크스의 생활 연기와 디테일이 이 작품을 현재까지 꼭 봐야 할 영화 리스트에 올려져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I'm going home" , 결론
"집으로 갑니다." 주인공 빅터 나보스키가 9개월의 기다림 끝에 아버지의 마지막 바람인 베니 골슨의 사인을 받고 돌아가는 택시에서 하는 말이다. 영화에서 공항은 마치 주인공의 집인 것처럼 묘사된다. 잠도 자고 끼니도 해결하며 공중 화장실에서 내 집처럼 씻기도 한다. 하지만 공항은 정착지가 아닌 환승지로 역할을 할 때 빛나는 공간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환승지를 거치게 된다. 학교가 될 수도 있고, 사회의 어떤 단체가 될 수도 있다. 그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기쁨과 슬픔을 느끼기도 하고 예기치 못한 사건을 겪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정착지 같았던 환승지를 떠나게 되는 순간이 온다. 영화 터미널의 주인공처럼 말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성장하고 배우게 된다. 나 또한 수많은 환승지들이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성장에 큰 역할을 했던 것 같다. 결국 우리 인생에서 공항과 같은 공간도, 진정한 안정을 취할 집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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